통로이미지 크리에이티브 어워즈 2023의 수상자와 나눈 대담을 문답 형식으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판다 ‘푸바오’부터 낚시줄까지 아우르는 흥미로운 인터뷰를 만나보세요.
인터뷰어: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조재하: 이미지를 제작하고 있는 조재하입니다.
김슬기: 그래픽 및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 김슬기입니다.
김범식: 3D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 김범식입니다.
인터뷰어: 다시 한번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작에 대한 설명과 수상작을 제작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소감과 일화 등을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재하: 제 수상작의 제목은 〈희망〉입니다. 이 작품에는 인간이 어떠한 절망을 겪더라도 하나의 희망만 있으면 다시 떠오를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작업 과정에서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포토샵의 사용을 최대한 지양하는 원칙 아래 작업하다 보니 소품이나 오브제를 낚시줄로 고정하는 과정, 모델이 얼굴을 다 감싸고 있다 보니 의사소통이 어려워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에피소드가 재밌었습니다.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처음에는 긴가민가한 기분이 들었었다가 최종 발표를 들었을 때 그제야 실감이 났습니다. 제 사진이 특이하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김슬기: 저는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이고, 제 주변에도 많은 분들이 고양이를 키우고 계십니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은 곧 어쩔 수 없이 이별을 해야만 하는 삶이기도 합니다. 집사들은 항상 반려동물을 보낼 때 후회와 자책을 하기 마련인데, 그래서 역으로 반려동물들이 우리에게 잘 지낸다는 위로를 전하는 작품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더불어 맨 처음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에는 유명한 판다 ‘푸바오’를 보러 놀이동산으로 향하던 도중이었습니다. (웃음)
김범식: 제가 제출한 작품은 같은 소재로 제작된 각기 다른 오브젝트를 각기 다른 공간에 배치한 시리즈물입니다. 이를 통해 상이한 오브제와 분위기이지만 연결성 있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사실 맨 처음에는 컬러풀하고 추상적인,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이미지를 기획했었습니다. 그런데 제작 과정에서 정리를 하다 보니 기획 단계와는 달리 뚜렷함이 살아있는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처음과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 하더라도 오히려 더 인상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어: 지금부터는 작가님들의 작품 세계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작품 활동을 시작하시게 된 시점과 계기, 본인이 생각하는 작업물의 특징을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재하: 랄프 깁슨(Ralph Gibson)의 사진전에 다녀온 것을 계기로 사진에 입문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학 진학도 그쪽으로 준비를 하게 되었는데, 입시작으로 준비하던 작품이 전주 포토 페스티벌에서 입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의 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지게 된 계기였습니다. 다른 사람과 제 작품이 구별되는 지점은 색감, 구성,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쉬운 오브제를 사용해 모두의 삶을 이야기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슬기: 유년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해 대학교에서도 계속 디자인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러던 도중 교수님께서 일러스트에 재능이 있다고 말씀해 주셨고, 그래서 시각디자인 방면의 공부를 더 깊게 하던 과정에서 모션 그래픽에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김범식: 지인이 후디니(Houdini)라는 프로그램을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저 작업이라면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라는 인상을 받아 3D 모션 그래픽 디자인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어: 이제는 작품 활동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작품을 접수해 주셨을 때 같이 제출해 주셨던 작가노트와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작가님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개성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조재하 작가님께서는 얼굴을 통해 대표되는 신체성, 김슬기 작가님의 경우 보내주셨던 포트폴리오가 다채로운 그래픽 작업으로 구성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김범식 작가님께서는 아르떼 뮤지엄에서의 작업이나 개인 작업을 통해 볼 때 공간성이 드러나는 작품이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사실이 눈에 띄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이유를 설명 부탁드립니다.
조재하: 모델이 등장하는 사진은 아무래도 모델이 사진의 인상을 좌우하게 됩니다. 따라서 하나의 보편적인 인간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천으로 모델들의 얼굴을 가리게 되었습니다. 또, 제 작업의 큰 주제는 ‘고통스러운 삶.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 나가야 한다.’입니다. 따라서 모델의 얼굴에 천이 빡빡하게 감긴 모습에서 삶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김슬기: 본래의 주된 작업은 2D 그래픽이었기 때문에 일러스트레이터를 많이 써 왔습니다. 그래서 자주 이용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익숙하고 편한 느낌이 듭니다. 3D의 경우 커리어를 쌓는 과정에서 레벨업을 하기 위해 배우게 된 매체였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다채로운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김범식: 한참 식스앤파이브(Six N. Five)라는 이름의 아티스트가 주목을 많이 받은 시기가 있었는데, 그 때 그의 작품을 많이 보고 영감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간디자인과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본래의 특징이 겹쳐져 제 공간에 공간성이 강하게 드러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인터뷰어: 작가로서의 포부에 대한 질문도 인터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젊은 예술가로서 가장 고민하는 지점, 또 본인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재하: 젊은 작가로서 가지는 가장 큰 고민은 ‘나의 작품이 다른 이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가?’입니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이미지를 제작하고 싶지 않아 그 측면을 조금 다듬으려고 합니다. 최종 목표는 아무래도 작품활동을 하면서 평생을 살아가는 전업 작가가 되는 것입니다.
김슬기: 디자인은 개인적인 스타일과 매년 변화하는 트렌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매년 ‘어떻게 하면 트렌디하면서도 나의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한 지점에 머무르지 않고 발전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합니다. 저는 그 모두를 충족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김범식: 현재의 고민은 제가 가진 장점들은 있지만, 이들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는 현재 앞으로 어떠한 새로운 스타일로 작업을 해야 할지,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또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지만, 염두에 두고 있는 목표가 있다면 패션 필름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트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풀 3D 패션 필름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인터뷰어: 국내 스톡 이미지 업계에서 최초로 시도된 스톡 이미지 공모전의 수상자들이시죠. 스톡 이미지에 대한 본인의 생각과 스톡 이미지 분야에서 작가 활동을 하게 된다면 어떠한 작업을 해보고 싶은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재하: 사진을 하면서도 스톡 이미지를 자주 접해본 경험은 없습니다. 하지만 스톡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대중적이며 접근이 쉽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또,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미지를 제작하는 일은 대단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스톡 이미지를 제작하게 된다면 저만의 색이 가미되어 있지만 보다 더 대중적인 이미지로 접근해 풀어나가고 싶습니다.
김슬기: 디자이너들에게 스톡 이미지는 친숙한 존재입니다. 저 스스로도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스톡 이미지를 꽤 많이 이용해 보았습니다. 스톡 이미지 작가 활동을 하게 된다면 경험을 바탕으로 테마가 있고 쓰임새가 좋은 그래픽을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김범식: 촬영, 편집, 그래픽 디자인을 모두 다 경험한 입장에서 스톡 이미지는 굉장히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김슬기 수상자님처럼 많은 이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스톡 콘텐츠를 제작해보고 싶습니다.
장르를 넘나드는 팔색조 같은 매력은 물론, 자신을 갈고닦아 내려는 수상자들의 열정이 돋보이는 인터뷰였습니다. 여러분들은 인터뷰 기사를 어떻게 읽으셨나요? 통로이미지(주)와 함께 K-콘텐츠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상자들에게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수상작은 공모전 홈페이지(http://tongroawards.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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